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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기억

늘 배회하시며 센터안을 왔다갔다 하시던 남자 어르신께서 1월 어느 토요일에 여느날 보다 더 빈번하게 왔다갔다 하셨습니다. 점심식사를 하시고 휴식 후 미술 프로그램 시간에 자리에 앉아 계셨는데, 어르신 눈을 보니 뭔가 눈가가 촉촉하신게 느껴졌습니다. 그냥 눈이 시려서 그러신가 하고 휴지로 눈을 닦아드렸습니다. 또다시 일어나서 걸으시길래 당연 그럴려니 하고 있는데.. 사무실에 들어가셔서 큰소리로 집에 보내달라고 하셨습니다. 왜그러는냐 여쭤보니 아내가 지금 죽었는데 내가 빨리 가봐야 한다는것이였습니다. 아...... ! 그랬구나 ... 그러셔서 평소보다 더 빈번하게 다니시고, 눈가에 ... 그게 눈물이었구나... 순간 찡하니 뭐라 표현이 안될 만큼 가슴이 멍했습니다. 아드님께 연락했고, 아드님이 전화로 엄마는 오래전에 돌아가셨다고 알려드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막무가내로 흥분하셔서 아내한테 가야한다고.. 결국 급하게 신발을 갈아신으셨고, 댁으로 모셔드려야 했습니다. 기억이라는게... 인생에서 힘들었던 부분이 그렇게 훅하고 돌아와버리면... 그 어르신이 너무 안쓰럽고 측은 하였던 마음과, 가슴 한 켠에 깊이 자리한 아내를 기억해내고, 슬픈감정을 갖고계신어르신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20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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