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미워도 다시한번
우리 주간보호센터에는 부부어르신이 이용하고 계셨다.
남편 분은 일주일에 세 번 투석하러 병원을 다니시는데 병원가시는 날에는 부인 어르신은 간식과 식사를 거의 거부하신다.
남편은 병원에서 고생하는데 내가 어떻게 목구멍으로 쌀 한 톨이 넘어 가겠냐고 하시면서 식음을 전패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어르신께서는 사랑하는 부인을 두고 하늘나라고 승천하시고 말았다.
승천하시고 며칠 후 센터로 나오신 부인 어르신은 깜짝 놀랄만한 일이 일어났다.
간식과 식사를 너무 잘하시는 것이었다.
밥을 더 달라시기도 하고 맛있다고도 하셨다.
일주일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과 날이 갈 수록 혈색도 좋아지셨다. 어는 날
♡어르신! 할아버지 혹시 꿈에라도 나타나시나요, 보고싶진 않으세요??♡하고 여쭤보니 꿈에 나타나서 뭐하게?
날 괴롭힐라구 망할놈이 하르방!
하시며 사색이 되시며 거품을 입에 한가득 무셨다.
그래도 생전에 어르신을 엄청 사랑해 주시는 것 같더라고 했더니 ♡말뿐이고 젊은 시절 잘 생겨서 바람만 우라질 피웠어!♡하시더니 그래도 나중에 하늘 나라라도 가면 함 만나야지.
하시며 미워도 다시 한번만!
하시는 것이었다.
정말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