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에서 친구로 발전하다
저는 30대의 정신과 50대의 체력을 소유(?)하고 있는 59년생 돼지띠인 건강한 남자요양보호사 입니다.
1년전인 작년 3월에 가족의 추천과 반강제적인 학원등록으로 요양보호사 공부를 하게 되었고 같은반 32명의 수강생 중 청일점으로 모든 강의를 열정적으로 마치고 아주 준수한 성적으로 5월에 합격을 한 후 10월경부터 현장에 투입되었답니다.
대상자는 호적상으로는 나보다 두살 아래 나이요 실제나이는 한살 많은 동년배 남자인데 7년전에 뇌경색으로 왼쪽 팔다리가 마비되어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분인데 성격이 아주 급하고 일상의 대화에 욕을 달고 살며 지나친 피해의식을 가지고 동거하는 가족도 없이 살아가는 장애3등급을 받은 케어하기 아주 힘든 분을 소개 받았답니다. 케어를 시작하자마자 3일만에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을 하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어 버렸는데 보름만에 퇴원을 했다고 하면서 다시 나를 찾아 새롭게 케어를 시작했지요.
이분을 케어하는데 내가 아홉번째인데 이분을 케어하는데는 여자는 절대 케어불가요 남자도 며칠이면 스스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아주 예민하고 급한 성격을 가진데다가 매일 아침 밖을 나갈때는 장애인 전동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그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시속 6km 정도의 속도로 헬스장에서 유산소 운동하듯이 뛰어다녀야 보조를 맞출 수 있는 분이라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여간해서는 같이 하기가 어렵고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막말성 표현 때문에 앞서 여덟분이 잠깐잠깐 케어를 하다가 스스로 포기를 하거나 당일 해고를 해 버릴 정도의 슈퍼갑질을 하던 분이었는데, 나는 정말로 정성을 다하여 케어를 해드린 결과 어느날은 노량진수산시장에 들러 홍어를 사왔다고 하면서 막걸리를 같이 하자고 하여 토요일 오후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고 난 후 자리를 펼쳐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이분으로부터 긴급제안을 받았는데 제안 내용은 "선생님이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알아서 다 해주니까, 나이도 비슷한데 친구 맺으면 어떻겠냐"고 하는 것이었다. 흔쾌히 수락한 나는 그 자리에서 말을 트자고 적극적 호응을 하여 친구가 되었고 그 이후 아주 편하게 서로 보람있게 생활을 하고 있다. 그전에는 항상 딱딱하고 서먹서먹한 상태에서 서로 선생님,선생님 하다가 친구야로 호칭이 바뀌니 대화도 행동도 훨씬 편해져서 서로의 만족도가 높아져 보람도 더 크게 느끼면서 요양보호사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상대방이 아무리 까다롭고 성격이 모질고 괴팍하여도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완전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인생 늦으막한 나이에 새로운 삶의 교훈을 얻어 재미있고 보람있게 요양보호사 활동을 하고 있는 나의 스스로의 모습에 '잘하고 있어!'하면서 스스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본다.